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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 판도 흔든다, 새로운 판사 이야기 <이판사판>
수목극 판도 흔든다, 새로운 판사 이야기 <이판사판>
  • 송혜란
  • 승인 2018.01.16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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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드라마
 

그동안 검사와 변호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많았다. 그런데 판사는? “올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궁금해졌다. 판사는 뭐 하는 사람들일까?” 드라마 <이판사판>은 이광영 감독의 이러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이 드라마가 사건 위주로 흐르는 기존 법정물과 달리 판사라는 주인공 한 명 한 명의 스토리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다.

<이판사판>은 법원을 주 무대로 판사들과 직원들의 삶을 리얼하게 파헤친다. 엄숙주의에 가려진 법원의 민낯을 샅샅이 드러냄과 동시에 판사들의 치열한 삶, 갈등과 애환, 욕망, 좌절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이 감독의 계획이 서인 작가의 오랜 준비로 구체화되었다. 여느 드라마에서 영장을 기각하기도, 무엇인가를 허하기도 하는 판사가 드디어 단역이 아닌 주역으로 탄생한 것이다. 국내 최초 법원 드라마다. 이름 하여 꼴통 판사와 엘리트 판사의 정의 찾기 프로젝트.
 

판사들의 진실함

이로써 오빠의 비밀을 밝히려는 법원의 자타 공인 꼴통 판사 이정주와 그녀에게 휘말린 차도남 엘리트 판사 사의현의 이야기로 스타트를 알린 <이판사판>. 그러나 뭐든 처음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인 것일까. 이 드라마의 시작도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극 초반 스토리 전개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판사가 재판 도중 난동극을 벌인다거나 법정에서 판사를 대상으로 한 강간범의 인질극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경찰도 피한 강간범을 판사가 법복으로 제압하는 장면 등이 논란을 샀다.

그럼에도 묵묵히 촬영에 임한 <이판사판> 감독과 작가, 배우, 스태프들. 어느덧 드라마는 노선을 틀어 조금씩 무게감을 찾기 시작하더니 이내 감동까지 선사하는 등 자리를 잡았다. 지금껏 벌인 이야기를 하나씩 수습한 드라마의 흡인력은 지난 16회에서 정점에 달했다. 특히 등장인물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감동 그 자체였다는 평이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입니다. 또 진실이 거짓 앞에 가려져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도 있습니다. 사법부는 그동안 주권자인 국민들이 억울하게 당하지 않도록 거짓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부족함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한 인간이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며 불의에 맞서 10여 년 진실을 찾으려 노력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끝까지 불의에 저항하고 굽히지 않는 것은 사법부가 나아가야 할 모습입니다.”

수많은 장르물에서 지독하게 목격했던 법정신 하나도 사뭇 남달랐던 <이판사판>. 비록 돈과 권력의 유무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결정되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 쓸쓸한 맛도 있었지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판사들의 진실함이 더해져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기 충분했다. 드라마 시청률도 점차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6%대까지 떨어졌던 <이판사판>의 시청률은 6.6%, 8.1%의 시청률까지 회복했으며, 동시간대 1위를 달리는 <흑기사>를 맹추격 중이다. 이제는 이 드라마가 수목극의 판도를 확 바꿀 것이란 기대 섞긴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박은빈, 연우진의 화합

물론 이 드라마가 이만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 배우들의 힘도 컸다. 먼저 이 판사 이정주 역을 맡은 박은빈이 전작 <청춘시대>의 왈가닥 송지은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서사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특히 극과 극 사이 폭넓은 감정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무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오열 장면부터 판사의 카리스마 있는 차가운 눈빛까지 그녀의 연기력이 한층 물올랐다. 이정주로 분한 그녀 특유의 온도차가 확실한 연기와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감정 표현만으로도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한껏 더해지는 느낌이다.

시크하면서도 달달한 츤데레 매력의 연우진은 또 어떠한가. 그야말로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이고 있다. 특히 이정주가 조금이라도 편안히 쪽잠을 잘 수 있도록 손에 끼고 있던 골무와 연필까지 빼준 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의 장면 때문에 잠 못 잤다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마치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우수 어린 눈빛과 날카로운 이성,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솔로몬 사 판의 마력은 배우 연우진이었기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이들이 자칫 딱딱하고 우울해질 수 있을 판사들의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 도한준 역의 동하, 진세라 역의 나해령, 도진명 역의 이덕화, 오지락 역의 이문식, 최고수 역의 우현, 문유선 역의 배해선, 유명희 역에 김해숙 등 배우들이 제각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이판사판>은 이정주와 사의현이 같은 방으로 배정받으며 제2막을 예고한 상태다. 이광영 감독과 서인 작가의 빅피처 전개가 이제야 시동을 건만큼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떠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계속 이목을 끌지 기대해 본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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