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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서관, 옛 서울시청의 재발견
서울도서관, 옛 서울시청의 재발견
  • 박소이 기자
  • 승인 2017.07.1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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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간을 품다 50

 

 

관공서 건물은 어디가 됐든 드나들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예로부터 관아에 끌려간다는 말은 있어도 놀러 간다는 말은 없다. 그만큼 관청은 실제 그곳의 주인인 사람들에게 멀고 높은 공간이다. 어쩌면 선입견일지도 모를 이 편견을 깨기 위한 서울시청사의 노력은 이제 시민들의 화답을 기다리고 있다.

글사진 백남우(tbs TV 영상콘텐츠부장)


2009년 4월 등록문화재 52호 구 서울시청사가 일부 철거를 완료하고 4년여의 공사를 거쳐 2012년 10월 13일 서울시청 신청사가 개청되었다. 광복 이후 80여 년간 대한민국의 서울시청 건물로 사용되어 오다가 보존이냐 철거냐 논란의 중심에 있기도 했던 옛 서울시청사. 이제는 서울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의 2막을 맞게 됐다.

시간을 거슬러 조선을 완전히 지배하게 된 1910년, 일본은 조선총독부령을 발포해 한성부를 경성부로 개칭하고 경기도의 부속 도시로 격하시켰다. 서울은 더 이상 조선의 수도가 아니라 식민지의 일개 도시가 된 것이다. 궁을 훼손하고 조선의 도로를 허물며 식민도시의 새 축을 만들기 위한 일제의 악질적인 도시계획은 훗날 서울시청으로 사용된 경성부 청사에도 그대로 심어지게 되었다.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였던 경성일보사 건물까지 허물며 총독부와 한 축을 이루는 현재의 자리에 세우면서 이를 일제 스스로 ‘조선반도 제일의 대 건축’이라 지칭하며 선전하기도 하였다. 조선총독부 건축과 기사 이와즈키 요시유키 설계하고, 지하 1층 지상 3층의 르네상스 양식의 일본의사당 건물을 모방한 돔과 창문 구조가 특징이다. 혹한에 강한 진사토 성분의 리싱 도료를 국내에서 최초 사용하기도 했다. 
부윤(府尹: 조선시대 지방관청인 부(府)의 우두머리), 즉 지금의 서울시장이 사용할 집무실은 이미 그 당시 호사스럽게 꾸며졌고. 특제 왁스를 바른 바닥과 종이로 도배한 벽면, 레이스로 수놓은 커튼과 화려한 샹들리에는 고급스러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의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로 보존하기로 했지만 원형 그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건물은 결국 외벽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를 고치는 일명 파사드 공법으로 옛 모습을 그대로 둔 채 역사의 현장이 되도록  했다.

일제 청산을 이유로 철거된 조선총독부와 달리 신청사 건립을 계기로 보존된 옛 서울시청.
도서관으로 탈바꿈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공간이 철거와 청산보다 오히려 값진 역사의 기록으로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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