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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고대 당뇨센터 교수,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1위 ‘당뇨’
김경진 고대 당뇨센터 교수,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1위 ‘당뇨’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7.04.03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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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교수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현대인의 대표 질환이 된 지 오래인 성인병. 성인병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당뇨이다. 당뇨 자체가 큰 병은 아니지만, 합병증이 동반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버젓이 당뇨가 1위로 꼽히기도 했는데…. 이번 달엔 고대 안암병원 당뇨센터의 김경진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당뇨의 증상부터 종류 및 원인, 치료법, 합병증 예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하루 5천보 이상 걷기, 20분 이상 유산소운동 하세요”

요즘 들어 자주 갈증이 나고 화장실을 자주 오간다면 혹시 당뇨는 아닌지 의심해 보자. 더욱이 소변에 거품이 많다면 벌써 합병증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병원에 들러 당뇨는 물론 합병증 검사까지 두루 받아봐야 한다.

“사실 당뇨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고혈당 상태가 돼야 조금씩 몸에 이상이 생기죠. 일단 새벽에 자주 소변이 마렵고, 거품뇨를 보일 수 있어요. 갑자기 체중이 빠지기도 하지요. 이 정도 증상이라면 이미 합병증이 온 상태입니다. 거품뇨를 단백뇨라고 하는데,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기까지는 당뇨 시작부터 약 10년에서 15년이 걸리거든요.”

고대 안암병원 당뇨센터의 환자 대다수도 평소 당뇨가 있는지 모른 상태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처음 당뇨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중 20~30%의 환자만이 당뇨 증상이 있었는데, 합병증이 의심됨에도 부담스러운 검사 비에 그냥 되돌아가기 일쑤였다.

“심지어 온라인에 떠도는 의학 정보를 읊으며 따지는 헛똑똑 환자도 있습니다.(웃음) 나이 50세면 아직 젊고 이제야 당뇨 진단을 받았는데 무슨 합병증 소리를 하냐는 식이지요. 그러나 진단을 50세에 받았을 뿐 거품뇨가 나오고 있다면 실제 당뇨는 40세부터 시작됐을 게 분명합니다. 합병증 검사는 당뇨 진단 즉시 바로 받는 게 좋습니다. 검사 결과에 별문제가 없어도 일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추적 검사도 필요하고요.”

당뇨의 종류와 원인

당뇨는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여러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난다. 간혹 소변에서 포도당이 배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당뇨는 크게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먼저 제1형 당뇨는 몸이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개 소아 당뇨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는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즉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 제2형 당뇨이다. 전체 당뇨 환자의 95%가 제2형 당뇨에 속한다. 

“우리가 보통 당뇨하면 제2형 당뇨를 말하는데요. 제2형 당뇨는 서구화된 식생활이 가장 큰 원인이에요. 복부비만 환자가 제일 위험하지요.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은 물론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해요. 노화 자체도 리스크고요.”

대한당뇨병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 환자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30세 이상 성인 기준 당뇨 유병률은 8~10% 정도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이 당뇨 환자인 셈이다.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 100명이 모이면 20명은 당뇨 환자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만큼 당뇨와 노화의 상관관계도 크다는 이야기다.

당뇨도 완치가 될까?

당뇨의 치료법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제1형 당뇨는 무조건 인슐린 치료가 원칙이다. 제2형 당뇨는 초기일 경우 생활 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약물 투여가 이뤄지며, 심한 고혈당일 때는 인슐린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뇨 환자는 평생 약을 달고 살거나 인슐린 주사에 의지해야 하는 것일까? 당뇨도 완치가 가능한 병인지 궁금했다.

“당뇨가 생활 습관병이기 때문에 환자 노력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례로 100kg이 넘는 젊은 환자가 고혈당이 심해서 인슐린 치료를 받을 정도였는데,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살을 쭉 뺀 후 인슐린은 물론 약까지 다 끊었습니다. 완치율이 낮아서 그렇지 아예 완치가 안 되는 병은 아니에요. 다만 생활습관을 고치기 어려울 뿐이지요.”
 
식습관과 운동습관이 중요

생활습관이라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우선 과식하지 않기, 기름진 식사 피하기! 그리고 규칙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때마다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을 골고루 섭취해야지요. 빵이나 면,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은 가급적 줄이는 게 좋고요. 당뇨 환자라면 특히 믹스커피도 조심해야 합니다. 믹스 커피를 마신 후 혈당이 300mg/dL까지 올라간 환자를 본 적 있어요. 꼭 커피를 먹어야 한다면 아메리카노나 블랙으로 드세요.”

과일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김경진 교수. 과일은 무조건 좋다는 것도 오해라고 그는 강조했다.
“오렌지, 귤, 감 보기에는 되게 가벼워 보이지요. 그런 게 당을 많이 증가시킵니다. 그냥 우리 입에 달달한 것은 다 혈당을 올린다고 생각하는 게 편합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양파즙도 꼭 첨가물을 확인한 후 드시는 게 좋습니다.”

먹는 것만큼 운동도 상당히 중요하다. 하루에 최소한 5천보 이상 걷기운동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면 혈당관리에 도움이 된다. 혈당이 최고치로 상승하는 식후 1시간에 운동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충분한 준비운동 후 유산소 운동을 20~45분 정도 해준다. 마무리로 5~10분간 스트레칭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그렇다고 설렁설렁 친구와 수다 떨며 걷는 것은 별 소용없습니다. 살짝 땀이 나는 정도의 강도여야 해요. 속보,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수중운동 등 유산소 운동과 아령 또는 건강밴드를 이용한 근력운동을 일주일에 2~3회씩 해주세요. 단, 공복 혈당이 300mg/dL 이상이면 운동을 피해야 합니다. 공복에 운동을 계획한 경우 반드시 혈당을 측정한 후 저혈당을 예방해야 합니다.”

목표 혈당 정한 후 철저한 자기 관리로 합병증 예방해야

▲ 김경진 교수

당뇨 환자의 식이요법과 운동은 합병증 예방 차원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가장 먼저 자신의 목표 혈당을 정한 후 철저한 자기관리로 합병증 예방에 힘써야 한다.

“당뇨 진단 기준을 일반인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혈당입니다. 가이드라인 상 공복혈당은 80~130mg/dL, 식사 두 시간 후에는 180mg/dL 이하를 권장합니다. 환자마다 나이가 다르고, 기저질환이나 암, 합병증 등의 질환이 더 있을 수 있으니 의사와 꼭 상담한 후 결정하세요.”

당뇨 환자 대부분이 별 증상 없이 건강하게 지냄에도 이렇게 혈당을 조절하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오로지 합병증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 당뇨 자체가 큰 병은 아니지만, 합병증이 동반되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당뇨 환자 중에 고혈당 때문에 죽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합병증 때문에 생사가 오가지요.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면 신체에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실명을 일으키는 망막병증, 투석이 필요한 신기능장애, 저림, 통증 등의 신경병증이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커집니다. 합병증은 한번 생기면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평소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바로 잡고 앞서 이야기했듯 꼭 정기적으로 합병증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내분비내과 교수의 건강 관리법

집안에 당뇨 환자가 있다는 김경진 교수 역시 자신뿐 아니라 늘 가족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의사라는 바쁜 직업으로 인해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가기, 엘리베이터보다 계단 오르기 등 생활 속 운동을 실천하는 것은 기본이다.

“밤늦게 맥주도 안 마시려고 해요. 여섯살 쌍둥이 아이를 위해 집 냉장고에 야채 반찬을 항상 챙겨 놔요. 어릴 적부터 습관이 돼서 그런지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우엉과 연근, 브로콜리를 간식처럼 자주 먹는답니다.(웃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당뇨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당뇨는 혈액으로 검사한다. 먼저 8시간 이상 금식한 후 측정한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식사 두 시간 후 혈당이 200mg/dL 이상인 경우 당뇨라고 한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이 많아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동시에 식사와 무관하게 측정한 혈당이 200mg/dL 이상일 때도 당뇨다. 대개 셋 중 하나라도 속하면 당뇨 진단을 내리는데, 딱 한 번만 검사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검사 후 같은 결과가 나올 때 최종적으로 당뇨를 확진한다.


김경진 교수는...
2009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후 2013년 의학 석사학위를 받은 김경진 교수는 고려대병원 수련의, 내과 전공의를 거쳐 현재 고대 안암병원 당뇨센터에서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내분비학회 평생회원, 대한당뇨병학회 준회원으로 활발한 학회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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