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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내’ 고소영의 외출
‘완벽한 아내’ 고소영의 외출
  • 송혜란
  • 승인 2017.03.27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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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2000년대 연예계를 주도하던 여배우들이 하나둘 화려한 외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영애부터 김희선, 고소영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는 단연 고소영의 컴백이 아닐까 싶다. 2007년 영화 <언니가 간다>를 마지막으로 장동건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뒤 육아에만 전념하던 그녀는,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불현듯 연기 욕심이 피어올랐다고 한다. 오랜만의 복귀라 작품 선택에 신중을 기했을 법한데 골드 미시가 아닌 줌마델라 역할이라 놀랍기도 하다. KBS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로 만나는 반가운 배우 고소영.

사진 킹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를 보고 10년 만의 컴백이라고들 하시는데요. 사실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어요. 아이 둘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동안 작품 제의가 많이 들어왔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이에게 애착이 강한 편이라 제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지금은 큰아이도 많이 컸고, 둘째 아이도 빨리 자라고 있어요. 이 시기가 아니면 다시 내 일을 찾지 못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소영이 드라마 방영 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컴백 계기이다.

당당한 줌마델라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주인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걸크러시 드라마다. 드라마에서 고소영은 우유부단한 남편을 둔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심재복 역을 맡았다. 생활력 없는 남편을 대신해 일과 살림을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이지만, 고달픈 삶 속에서도 밝고 명랑한 캐릭터로 분했다. 이미 몇 차례 공개된 티저 영상 속 그녀는 억척스러운 대한민국 아줌마의 표상이 되어 있었다. 오랜만의 복귀라 좀 더 폼 나는 역할을 선택했을 법도 한데…. 그녀의 이번 출연 결정 배경에 궁금증이 쏠렸다.

“심재복 캐릭터가 워낙 평범해서 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죠? 저 역시 10년간 아내이자 엄마로 살았어요. 실제 성격은 털털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편도 아니에요. 새침할 것 같다는 건 오해입니다. 실제로는 야한 농담도 할 줄 아는 아줌마예요.(웃음) 극 중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갔죠. 특히 워킹맘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에 미스터리와 코믹이 혼합된 장르라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완벽한 아내>로 컴백하기로 한 그녀를 가장 옆에서 지켜본 남편 장동건의 반응은 어땠을까?
“작품을 하고 싶어서 신랑과 시나리오를 같이 봤어요. 선뜻 말을 못하더라고요. 10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하라. 잘되든 안되든 서포트를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영화 촬영이 끝나 육아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아직 살아있네~

스스로를 마흔여섯의 아줌마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고소영. 최근 몸무게가 잘 줄지 않아 여자로서 한계를 느꼈다는 그녀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드라마 속 심재복의 미모는 여전했다. 특히 재복의 순수한 여대생의 모습을 그린 그녀는 과거 학생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떡볶이 코트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비록 화려함은 없지만, 청순한 긴 생머리와 밝은 미소는 배우 고소영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 주었다.

현재 재복도 성격만 드셀 뿐 외모는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여신급이다. 왼쪽 코에 박힌 점이 내뿜는 아우라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남편의 바람을 의심하는 재복이 다시 여성성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녀가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앞서는 이유다.

“두 아이를 둔 일하는 엄마로서 주인공이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식에 많이 공감하고 있어요. 극 중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비슷해, 그동안 주부로 살아오면서 느낀 생각들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여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그러나 오랫동안 배우보다 한 남자의 아내와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온 그녀가 과연 10년 만에 연기자로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여 년의 연기 공백을 단번에 뛰어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현장에서의 적응력, 연기력,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 등 우려할 요소가 꽤 많다. 더 이상 스타성에 의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연기력,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누가 봐도 공감되는 ‘워킹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 줘야 한다.

물론 가장 부담스러운 사람은 고소영 자신이다. 그녀 역시 이번 드라마를 통해 ‘CF 스타’ 이미지를 걷어 내겠다는 강한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가 다시 전성시대를 열 수 있을까? 화끈한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믹) 드라마 <완벽한 아내> 속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Queen 송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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