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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 드라마의 새로운 변신 <또 오해영>
로코 드라마의 새로운 변신 <또 오해영>
  • 송혜란
  • 승인 2016.06.30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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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드라마-뻔하지만 신선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열풍이 뜨겁다. 흔한 로맨틱코미디물 같지만 들여다보면 새로운 장치들로 신선함이 가득하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외치는 평범한 여자의 모습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9%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해온 데에는 분명히 <또 오해영>만의 힘이 숨어 있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tvN 제공

<또 오해영>은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박도경(에릭)이라는 남자가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동명 오해 로맨스’를 표방한다. 학창 시절, 같은 이름의 ‘예쁘고 잘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그냥’ 오해영(서현진)이라는 취급을 받으며 억울한 피해를 받았던 여자가 자신의 결혼을 망친 남자 박도경을 만나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결혼식 당일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버림받은 박도경은 같은 이름 때문에 자신의 약혼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됐다고 오해하며 그 남자 한태진(이재윤)을 망하게 했다. 한태진은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졌다”는 거짓말로 결혼식 전날 오해영(전혜빈)을 차버려 그녀를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자신의 결혼을 망친 장본인이 박도경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른 채 그와 사랑에 빠져버린 오해영(서현진). 시간이 갈수록 박도경이 ‘예쁜’ 오해영의 남자였으며 다시 그녀가 나타나 그를 흔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결혼에 얽힌 비밀도 드러나면서 드라마는 점점 극으로 치달았다. 여기에 박도경이 지닌 초능력은 이야기에 더욱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미스터리를 안은 로맨틱코미디

박도경은 오해영(서현진)과 관계된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고, 가까운 미래에 자신이 교통사고로 죽어가며 그녀와의 관계를 아쉬워하게 됨을 알게 된다. 이러한 미스터리는 시청자의 흥미를 돋우며 흔한 로맨틱코미디의 클리셰를 벗어나게 했다. 박도경이 보는 미래는 극 속에서 하나의 예고편이 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사랑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이어지게 했다.

평론가들은 ‘또 오해영’이 평범한 여자가 여러 갈등을 이겨내며 고난 끝에 사랑을 맺는다는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정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지만, 몇 가지 장치 때문에 매회 시청자의 관심을 더욱 유도하고 신선한 드라마로 느끼게 했다고 평하기도 한다.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비슷한 설정으로 자주 비교됐다. 여주인공의 현실성, 깊이 공감되는 대사, 배우들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인기를 끈 요인이라는 점에서도 두 드라마가 매우 비슷하기는 하다.

비슷하다고 해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으며, 10년이 지난 현재 또 한 번 이러한 드라마가 크게 사랑받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시청자들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봄 직한 캐릭터를 드라마 속에서 보고 싶어 하고, 속으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대사들에 감동을 받는다. 가난한 여자가 백마 탄 부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물은 이제는 확실히 식상하다. 시청자들은 ‘감히 내가 어떻게’라며 부자의 사랑을 거절하다 끝내 계속되는 구애에 넘어가 ‘부잣집’으로 들어가는 수동적인 여주인공보다, 원하는 사랑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끌어나가는 능동적인 여주인공을 점점 더 원하고 있다. 그런 캐릭터는 여전히 우리에게 신선함을 준다.

공감 혹은 부러움 자아내는, 흔한 여자의 솔직한 사랑

<또 오해영>은 대사의 현실성과 흐트러짐 속에서 터져 나오는 코믹적 연출을 통해 서현진이라는 새로운 로코퀸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식사를 합시다2’에서부터 코믹한 연기를 이어온 서현진은 이번에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예쁘고 잘난 사람들에게 치이며 살아가는 평범한 인생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그러면서도 상처와 고난을 꿋꿋하게 이겨나가며 세상과 사랑을 향해 당당하게 자신을 밀어붙이고 소리치는 모습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안기기도 했다.
사랑 앞에서 재지 않고 먼저 고백하고 싶으면 하고, 매달리고 싶으면 매달리는 오해영의 모습은 어쩌면 많은 여성이 스스로에게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오해영의 대사 중 “생각해 보면 원 없이 사랑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면 발로 차일 때까지 사랑하자. 꺼지라는 말에 겁먹어서 눈물 흘리며 돌아서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은 다시는 하지 말자. 아낌없이 다 줘버리자”라는 대사가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명대사로 손꼽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행동을 서슴없이 보여주는 오해영을 보며 여성 시청자들은 그래서 더욱 공감과 부러움을 함께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여자의 심리를 솔직하게 드러내 주고 괜히 ‘밀당’ 하지 않는 모습들에 남자 시청자들의 마음도 함께 훔친 오해영. 최종회만 남겨둔 이 드라마가 향후 어떠한 전개로 또 한 번 우리에게 큰 화두를 던질지 기대감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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